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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버핏의 질문을 2015년 9월 대한민국의 시장상황에 대입해보면 어떨까. 대한민국 가계자산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부동산, 그리고 예금과 주식입니다. 이 세 가지 투자의 카테고리를 두고 한번 살펴봅시다. 앞에서는 예금과 주식에 대해서만 이야기를 했는데 독자들에게 응용력이 생겼을 것이므로 PER의 개념을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자산인 부동산에 대해서도 적용해 보겠습니다. 이는 흥미로운 인사이트를 줍니다.

 2015년 9월 기준 한국은행 기준 금리는 1.5%입니다. 은행에 예금해서 얻는 예금이자에 대한 이자소득세를 제외하면 금리가 이보다 약간 낮습니다. 하지만 그냥 간단하게 1.5%은행금리라고 생각하겠습니다. 반면 주식시장은 매 순간 등락에 따라 다르겠지만, 코스피 200에 포함되는 기업들은 평균적으로 100억짜리 회사들이 일년에 대략 7억 꼴로 수익을 내고 있습니다. 수익률로 따지면 연간 7%입니다. 그리고 아파트에 투자해서 세입자로부터 월세를 받는 경우 보통 이런저런 비용을 제외하고 나면 대략 아파트 가격의 3.5% 정도를 연간 수익으로 얻을 수 있습니다. 세 가지 경우에 각각 PER를 산출해 보면,

 은행예금 PER=100억/1.5억=67

 주식 PER=100억/7억=14

 아파트 PER=100억/3.5억=29

 

 결국 PER이 제일 낮은 순서대로 주식, 아파트, 은행예금 순입니다. PER은 수익으로 원금만큼 쌓는 데 걸리는 햇수를 뜻하므로, 복리효과를 제외했을 때 주식은 14년, 아파트는 29년, 은행예금은 67년이 걸린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PER로만 따지면 우리나라에서는 주식가격이 전반적으로 아파트에 비해서 절반 정도로, 은행예금에 비해서는 1/4배 미만으로 저평가되었다는 얘기가 됩니다. 따라서 우리나라 기업이 장기적으로 망하지 않고 가격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며, 향후에도 지금의 수익성을 꾸준히 기록한다는 전제하에는 주식시장이 아파트나 은행예금에 비해 더 훌륭한 투자처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은 다른 각도에서도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앞서 부동산, 주식, 예금 세 가지의 자산을 PER로 평가해 봤을 때 주식이 부동산이나 예금보다 압도적으로 좋게 평가되었습니다. 하지만 PER은 어디까지나 자산의 '수익성'에 관한 것입니다. 물론 자산의 수익성이 자산의 시장가격에 좋은 영향을 끼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 둘은 별개로 생각하는 것이 투자에서 유리할 때가 많습니다. 앞서 은행 예금은 PER로 평가한 가치에서는 가장 꼴지였으나 은행이 망하지 않는 한 원금이 보장되고 필요에 따라 언제든지 돈을 찾을 수 있는 유동성이 확보된다는 큰 장점이 있습니다. 반면 부동산과 주식은 언제든지 가격이 하락할 수 있습니다. 특히 주식시장이 개설된 이래로 매년 수많은 회사들이 잘 성장하다가도 여러 돌발 이슈에 의해 부도나서 망하고 이에 따라 주식가치가 휴지로 전락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부동산 시장도 흔들리기 시작하면 그 진폭을 가늠하기가 힘들고 부동산 시장의 침체기에는 유동성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이와는 반대의 경우로 주식이나 부동산이 승승장구해서 매년 높은 연간 수익을 가져다 주는 것 뿐만 아니라 동시에 주식이나 부동산 자체의 시장가격도 올라서 이래저래 유익한 경우도 많습니다. 이러한 투자자산의 시장가치의 변화를 PER만으로는 예단할 수 없습니다.


-'기꺼이 자본가가 되어라'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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