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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영화이야기

PBR이 간과할 수 있는 것

*서툰사람* 2016. 9. 7. 06:00

 당연히 사람들은 저평가된 주식에 관심이 많아서 PBR이 1 미만인 회사들을 찾는 투자가들이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PBR에도 앞서 PER이 그랬던 것처럼 지표의 사각지대 같은 것이 존재합니다. PBR은 시장가치와 장부가치의 비율인데, 기업의 장부가치는 실제로 기업의 자산을 청산했을 때의 기업의 청산가치와는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기업의 회계장부에 30억이라고 표시된 빌딩이 실제로 매각하는 경우에는 20억을 하회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빌딩을 매각했을 때 많은 양도세가 발생할 여지도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직원들은 자기가 일하는 일터가 어떤 방식으로든 없어지는 것을 결코 반기지 않고, 주주들도 반대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자산가치가 있고 수익이 나는 회사를 처분하기 위해서는 이에 따른 많은 노력과 비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기업의 PBR이 1 미만인 대표적인 원인으로는 영업이익이 마이너스인 경우를 꼽을 수 있는데 간단한 사례를 들어서, 처분 가능한 장부상의 가치가 200억이고 현재 시가총액은 100억인 회사가 있다고 합시다. 이 기업의 PBR은 100억/200억=0.5입니다. 만일 이 회사의 직원수가 200명이고 평균 급여가 5천만 원이라면 1년에 급여만 100억이 지출됩니다. 게다가 급여를 제외한 각종 4대 보험료 및 복리후생, 회사의 임대료 등을 계산했을 때 추가로 50억의 비용이 발생한다면 1년에 150억의 비용이 지출되는 셈입니다. 그런데 올해 갑작스런 경기불황으로 회사의 매출이 50억밖에 되지 않았을 경우에는 1년에 100억의 손실이 나는 셈입니다. 이런 상태가 2년 동안 이어지면 이 회사의 장부가치는 제로가 됩니다. 이처럼 기업의 영업전망이 불투명한 상태가 계속되는 상황에는 PBR이 큰 의미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최근에는 산업의 주기가 너무 빨라져서 새로운 산업트렌드에 적응하지 못하는 회사들은 비즈니스 모델이 급속도로 붕괴되기도 합니다. 따라서 주식시장에서 거래되는 기업의 가치는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이 새로운 트렌드 변화에 취약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도 장부가치 미만으로 떨어질 수 있습니다. 현재 조선산업의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의 중공업 기업들 중에서 PBR이 0.5 미만인 기업들이 다수 존재할 수 있습니다. 반면 모바일 수혜주로 부각되는 IT업체들 중에는 PBR이 3을 상회하는 기업들도 있습니다. 보통 PBR이 1 미만으로 낮은 기업들이 가치 투자가들이 선호하는 저평가 상태의 투자처로 인식되려면 업그레이드된 비즈니스 모델을 선보이거나 비용을 크게 절감시키는 등, 현재 기업의 상황을 반전시킬만한 요인이 투자가들에게 제공되어야 합니다.


-'기꺼이 자본가가 되어라'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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