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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은 주식 투자가들이 PER과 PBR을 투자 판단에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1,000곳이 넘는 기업들의 재무제표를 일일이 분석하고 비즈니스 모델을 살펴보기란 만만치 않습니다. 하루에 한 곳만 분석해도 3년이 넘게 걸립니다. 따라서 많은 가치투자가들이 기업에서 공채로 신입직원을 선발할 때 서류전형에 학점과 토익 점수를 가지고 1차로 걸러내듯이 PER과 PBR로 커트라인을 정해 놓고 투자대상을 물색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PER은 5미만이면서 PBR은 5미만인 기업들 중에서 투자대상을 찾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코스피200에 포함된 기업들의 평균 PER은 8~15사이에 있고, 평균 PBR이 0.5인 기업은 이들 기업에 비해 가치가 절반 정도로 저평가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만약 PER=5, PBR=0.5인 회사가 존재한다면 저평가된 주식을 선호하는 가치투자가가 이 회사에 투자함으로써 기대하는 전형적인 투자성공 시나리오는 어떤 것일까?


 PER이 '5'라는 의미는 연간 수익을 5년간 차곡차곡 모으면 투자자산의 원금만큼 수익이 쌓인다는 의미입니다. 예를 들어 100억을 가지고 특정 회사의 지분을 모두 매입했을 때, 그 회사의 연간 순이익이 20억이라면 그때 PER은 100억/20억=5입니다. 5년간 매년 20억의 수익을 기록했다면 그동안 총 100억의 수익을 누적하는 셈입니다. 따라서 애초에 매입했던 회사의 가치인 100억에서 수익 100억이 추가되어 200억짜리 회사가 될 것이라고 일단은 간단하게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5년 만에 가치가 두 배가 되는 것만으로도 훌륭한 회사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PBR이란 개념을 추가로 적용해 보면 고전적인 가치 투자가들이 원하는 회사가 대략 어떤 느낌인지 알 수 있습니다. PBR이 0.5 라는 것은 회사의 시가총액보다 장부상의 가치가 2배인 경우를 말합니다. 바로 위에 말한 회사는 매입할 당시의 가격이 100억이고 그 때 장부에 기록된 회사의 총 순자산의 가치는 200억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후 5년 동안 이 회사가 꾸준한 수익을 얻었으므로 원래 장부가치 200억에 5년간 누적수익 100억을 더해서 300억의 장부가치를 지닌 회사가 되었을 것입니다. 이런 회사가 시장에서 긍정적으로 평가 받아서 PBR이 0.5에서 1로 재평가 받는 기업이 된다고 한다면, 이 기업의 시가총액은 300억이 됩니다. 따라서 이 회사에 총 100억을 투자한 가치 투자가는 5년동안 사업성을 꾸준히 유지하고 기업의 시장가치를 기업의 장부상의 가치로 끌어올려서 300억의 가치를 지닌 회사로 재평가 받음ㅇ로써 자산을 3배로 불린 셈이 됩니다. 이런 식의 투자시나리오가 가치 투자가들이 바라는 고전적인 투자의 형태입니다. 오마하의 현인 워렌 버핏이 선호하는 투자의 스타일이 이런 쪽에 가깝습니다.


-'기꺼이 자본가가 되어라'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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