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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턴은 천재 물리학자이자 경제학자였습니다. 그는 우리에게 너무나도 익숙한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해서 수학적인 형태로 표현해 냈습니다. 그의 이름을 거론하지 않고서는 물리학을 배울 수가 없습니다. 생애 전체적으로 그의 천재성은 널리 칭송을 받았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뉴턴은 영국의 왕립조폐국장까지 지내면서 엄청난 부까지 가지고 있었습니다. 돈, 명예, 권력의 3박자를 다 갖춘 사람입니다.


 이런 천재 뉴턴이 주식시장에서 초토화됩니다. '영혼까지 털렸었다'라는 말이 과장이 아닐 정도입니다. 주식시장에서 누군가 큰 돈을 잃었다면 분명히 이익을 취한 누군가가 있습니다. 뉴턴의 수많은 재산이 사라졌다고 했으니 반드시 수혜자가 있었을 것입니다. 과연 누가 천재 뉴턴을 상대로 큰 돈을 벌어갔을까요?


 뉴턴을 소위 '턴' 자들 중에 대표적인 한 사람은 수학자도 경제학자도 아닌 음악가 헨델입니다. 헨델은 우리에게 너무나도 유명한 바로크 시대 대표 음악가입니다. 그는 음악사적으로 뛰어난 명곡을 많이 작곡했으며, 주식시장에서 뉴턴한테 번 돈으로 영국 시내에 왕립 음악 아카데미를 설립하고 많은 가난한 음악가들을 따뜻한 마음으로 후원하면서 '음악의 어머니'라 불리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그때 영국 주식시장에서 뉴턴과 헨델에게는 과연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당시 영국에서 남해회사라는 주식회사가 있었습니다. 이 회사의 주 비즈니스 영역은 해상무역업이었습니다. 당시는 제국주의 시대였으니 식민지를 개척해서 나온 산물들을 본국으로 가지고 들어온 사람들이 많은 부를 누렸습니다. 그 때 영국본토에 있는 주식시장에서는 식민지에서 실제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시시콜콜하게 알 수 없었는데 그런 상황을 이용해서 남해주식회사 사람들은 과장된 소문을 내기도 하고 정치권과도 은밀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대내외적으로 그럴듯한 브랜드를 구축하여 회사의 주가를 띄우기 시작했습니다. 남해회사는 요즘 주식시장에서 흔히 쓰이는 용어로 말하면, 소위 테마가 걸린 작전주라고 볼 수 있는데 그 작전주에 당시 영국 정부의 고위 관료까지 개입되었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정보의 비대칭성이 컸던 수백 년 전에 해외에서 활동하는 기업의 작전주가 심지어 고위 정부관료까지 포섭했다면 아마도 거대한 사기놀음판이었을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천재 뉴턴은 작전주에 홀랑 당했습니다. 사실 처음에 뉴턴은 남해주식회사에 투자해서 그의 주변 친구들도 모두 부러워할 만큼 엄청난 거액을 벌었습니다. 모든 것은 뉴턴에게 호의적으로 보였습니다. 아마도 정말 아름다운 세상이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똑똑했던 뉴턴은 남해주식회사의 가치가 원래 가치보다 훨씬 고평가되었다는 사실을 남들보다 빨리 깨달았습니다. 지금까지 번 돈도 꽤 거액이었으므로 뉴턴은 자기가 소유한 남해주식회사의 주식을 과감하게 매각합니다. 그런데 뉴턴의 주변 사람들 중에서 그 주식을 여전히 가지고 있던 사람들은 몇배나 더 오르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뉴턴은 이것을 보고 다시 남해주식회사 주식을 사지만 그 때는 이미 주식가격이 천정부지로 올랐을 때였습니다. 이때 헨델은 돈을 많이 벌어서 슬슬 주식을 매각합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남해주식회사의 사기행각이 드러나고 주식가격은 비눌방울 거품 꺼지듯 붕괴합니다. 뉴턴은 쪽박을 차고 헨델은 갑부가 되었습니다. 이런 아픈 시련을 겪은 뒤에 뉴턴은 오늘까지도 주식시장에 기억되는 명언을 남깁니다.


"난 우주의 원리는 이해했지만, 주식시장에서 사람들의 히스테리의 깊이는 잴 길이 없다."


- '기꺼이 자본가가 되어라'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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