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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영화이야기

투자를 시작하는 방법

*서툰사람* 2016. 9. 12. 20:28

 투자의 클래식에서부터 투자의 기술, 그리고 투자가의 토픽을 거치면서 독자들은 트레이딩룸에서 기관투자가들이 배우는 기본적인 내용을 상당부분 커버했을 것이다. 그 내용을 충실하게 소화했다면 실제로 투자를 시작할 준비가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처음에는 시행착오가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처음 시작하는 투자가들은 실제 계좌에서 트레이딩을 하기보다는 돈이 오가지 않는 모의계좌로 투자를 연습하거나, 아니면 스스로 노트에 매수나 매도한 가격을 써 가면서 이미지 트레이닝으로 투자를 시작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이런 연습은 얼마가 걸려도 상관없습니다.


 시장에는 사이클이 존재합니다. 마치 자연에 사계절이 있듯이 투자에도 사계절이 있습니다. 주식이 올라서 활황인 시장을 일컬어 기세가 황소 같다고 해서 불 마켓이라고 하고, 주식의 가격이 침체를 보이는 시장을 베어 마켓이라고 합니다. 불 마켓과 베어 마켓은 마치 여름과 겨울처럼 천지 차이입니다. 미국 뉴욕의 월스트리트에서는 이러한 불 마켓과 베어 마켓을 모두 다 경험해 본 자만을 진정한 트레이더로 인정해 줍니다.


 투자의 사계절을 이야기하는 이유는 계절에 따른 트레이딩의 양상이 바뀔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생소한 상황에 대한 대처를 배우는 데 그만한 시간이 걸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투자를 하다 보면 비상상황을 맞게 될 수 있는데, 그 상황이 시장 내부에서 발생한 것일 수도 있고 그 밖의 개인적인 이유일 수도 있습니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에는 많은 시장참여자들이 이런 비상상황을 맞았습니다. 그 당시 패닉에 휩싸이며 연일 폭락하는 시장의 소용돌이를 과거의 경험을 통해 기억하고 있던 노련한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 시절에 시장참여자들 각자가 예상했던 로스컷의 범위를 휠씬 넘어서는 경우가 흔하게 발생했는데 그러한 상황은 비단 개인투자가들뿐 아니라 기관투자가들 사이에서도 비일비재했습니다. 그래서 금융위기 당시에 대처를 잘못한 몇몇 금융기관의 트레이딩 팀이 통째로 해고되기도 했습니다.


 그 이후로 많은 기관 트레이딩룸에서 손실한도와 로스컷 규정을 쇄신하게 되었습니다. 손실한도는 일별, 월별, 분기, 연간 단위로 트레이더 손실의 범위를 한정시키는 것입니다. 이를테면 월간으로 얼마 이상 손실이 생기게 되면 강제 포지션 청산 등의 조치를 취하는 것입니다. 물론 금융위기 이전에도 이런 손실한도와 로스컷 규정이 있었지만 시장의 폭락세가 워낙 커서 유명무실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점을 보완하기 위해 대부분의 금융기관들이 손실한도를 1차, 2차, 3차 한도로 나눠서 마치 엘리베이터가 고장 나서 추락할 때 안전장치를 2중, 3중으로 하듯이 리스크 관리 규정을 단계별로 구축했습니다.


 새내기 투자가들은 시장가격이 급작스럽게 자기가 정해 놓은 로스컷의 범위와 손실한도를 초과해 버리면 안타깝게도 로스컷을 하지 못하고 이내 정신줄을 놓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때가 오히려 투자가의 실력을 가장 잘 발휘할 수 있는 타이밍입니다. 만약 1차 손실한도를 넘어서더라도 당황하지 않고 2차, 3차 손실한도를 넘기지 못하게 어떻게든 막아야 합니다. 그것이 위기 때 생존하게 도와 줍니다. 짐승같은 투자가가 되려면 반드시 주지해야 되는 사실은 그렇게라도 생존해야만 위기가 몰고 온 기회를 마음껏 누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2008년 금융위기로 인해 자본시장이 대폭락했을 때, 침착하게 손실한도를 지키고 시장에서 생존했던 많은 투자가들이 저평가된 자산을 매입할 수 있는 기회를 마음껏 활용해서 대자본가로 성장했다는 점을 기억하기 바랍니다.


-'기꺼이 자본가가 되어라'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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