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버스에서 내려 계단을 오르면 높이 창의문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수줍은 봄처녀처럼 산자락과 나뭇가지에 살짝 몸을 가리고 조금씩 그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막상 창의문 앞에 서면 앞에 놓인 창의문보다 돌아서 내려다보는 산자락과 창의문 옆으로 펼쳐지는 장엄했을 도성 성곽의 모습에 더 신경이 쓰입니다.

 창의문은 인조반정 당시 반정 세력들이 문을 부수고 도성으로 난입해 광해군을 폐위시킨 역사적인 사건과 관련있는 곳이며, 서울의 4대문과 4소문 중 숙정문과 돈의문 사이에 있었던 북소문으로 자하문이라고도 합니다. 고양, 양주 방면으로 통하는 길이었는데 이 곳으로 통행하면 왕조에 불리하다는 풍수지리설 때문에 태종 때부터 일반인들의 출입을 금하였습니다.

 창의문은 4대문에 비해 규모가 작게 축대를 쌓고 홍예문을 만들었으며 그 위에 단층 문루를 세웠습니다. 처마는 겹처마이며, 정면 4칸 측면 2칸 우진각 지붕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의 문루는 임진왜란 때 소실된 것을 영조때 다시 세우고 다락 안에 인조반정 공신들의 이름을 판에 새겨 걸었습니다. 창의문의 문루는 튼튼하고 정교하며 홍예와 석문은 아담합니다. 문에는 지금도 좌우로 성벽의 일부가 연속되어 있습니다.

 창의문 양 옆으로 도성 성곽이 이어져 있는데 왼쪽으로는 지형 때문인지 마치 옹벽처럼 둥그렇게 튀어나와 있습니다. 둥그렇게 나와 있는 성곽에는 담쟁이 풀들이 우거지고 세월의 때가 묻어 자연스러움을 더합니다. 오른쪽 성곽의 윗부분은 새롭게 복원해 놓았는데 아랫부분과 묘한 대비를 이룹니다.

 도성 안쪽의 창의문 옆으로는 문루로 올라갈 수 있는 계단이 있습니다. 현재는 문루를 보호하기 위해 출입을 금지하고 있지만 계단 위까지는 올라갈 수 있어 창의문과 주위 경관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창의문 천장에는 봉황 그림이 그러져 있습니다.

 창의문의 오른쪽 성벽을 부수고 도로를 만들었지만 그나마 서울 도성을 둘러싸고 있는 4대문과 4소문 중 유일하게 사람이 통행하는 문으로 문의 역할과 기능을 수행하는 살아있는 문입니다. 한때는 왕조에 불리하다 하여 문을 닫고 통행을 금지하였는데 지금은 이 곳으로만 통행을 하니 세월이 우습기도 합니다.


- 관람 안내

 서울에 남아 있는 흥인지문, 숭례문, 혜화문 등과 비교하여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창의문 밖으로는 근처에 세검정, 석파정, 탕춘대성과 홍지문 등 문화 유적들이 많습니다.


-찾아가는 길

 경복궁과 청와대 서쪽의 한적한 길을 5분정도 차량으로 이동하다보면 언덕이 나타나는데 길 오른쪽에 창의문 아래에 버스 정류장이 있는데 이 곳에서 내려 계단을 올라가면 창의문을 만날 수 있습니다.

 버스

지선-0212, 1020, 1711, 7018, 7022번





댓글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