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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웹 서핑을 하다가 우연히 투자로 성공한 사람의 기사를 읽는다. 투자는 자신과 상관없는 분야라고 생각했지만 막상 기사를 읽어보니 한번 해볼까 하는 마음이 든다. 관련된 책을 보니 투자 사례가 구체적으로 나열되어 있어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긴다. 나라고 못할쏘냐, 하는 마음으로 일단 투자를 시작한다. 하지만 수익이 나지 않는다. 책에 나온 대로 했는데 왜 나는 안 되는 것이냐며 불평을 한다. 역시 투자는 힘든 것이라고 한탄하며 서서히 투자에 대해 잊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경험했다고 고백하는 투자 실천 사례이다. 대개 잘 모르는 상태에서 섣불리 시작했다가 손해만 보고 포기한다. 이때 실패한 사람들이 잊은 것은 세 가지이다. 첫째, 사람들이 부러워할 만큼 높은 수익률을 내서 책을 쓰거나 신문에 인터뷰를 한 사람들은 자기만의 시간을 따로 내기가 어려운 평범한 직장인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높은 수익률을 냈다는 점과 상당한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에만 집중하느라 많은 사람들이 이 중요한 정보를 간과한다. 직장을 다니면서 짬짬이 시간을 내서 하는 투자와 전업투자는 다를 수 밖에 없는데도 불구하고 '나도 저 사람처럼 될 수 있다'는 착각에 빠진다.

 둘째, 시간을 아껴 투자를 한다고 해도 결코 하루아침에 부를 이룰 수는 없다는 것이다. 자고 일어났더니 스타가 되었다는 말은 있어도 자고 일어났더니 투자로 일확천금을 얻었다는 사람은 단 한 명도 본 적이 없다. 아무리 날고 긴다고 해도 투자를 통해서는 단번에 부를 이룰 수 없다.

 셋째, 우리나라가 고도성장기를 지나 저성장 국면에 들어갔기에 높은 수익률을 내기가 힘들어졌다는 것이다. 과거 우리나라는 197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연평균 9%대의 경제 성장률을 기록했다. 1990년대까지도 7.2%로 높은 경제성장률을 보여주었지만, 그 이후로 계속 하락하여 2000년대에는 4.6%를 , 2012년에는 2.0%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

 고도성장기에는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자산 가격이 상승하거나 짧은 기간 동안에도 경제성장률만큼 수익률이 나오는 경우가 흔했다. 그러나 지금은 2-3%의 경제성장률을 보여주는 선진국들의 경우처럼 느린 듯하지만 꾸준히 수익을 내는 투자가 훨씬 더 가치 있는 시대로 접어들게 되었다.


 앞서 살펴본 세 가지는 투자를 천천히, 끈기 있게 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전업투자자가 아닌 일반 개인은 투자할 시간이 부족한 데다 투자로 성공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게다가 우리나라 경제가 저성장 국면에 들어갔기에 기간을 길게 보고 투자해야 성공률을 높일 수 있는 것이다. 

 '잃어버린 10년을 넘어 '잃어버린 20년'이라는 표현까지 쓰고 있는 일본은 1990년을 전후하여 주식 시장과 부동산 시장이 폭락에 폭락을 거듭하였다. '재테크'라는 개념은 본래 일본에서 넘어온 것이지만, 이제는 투자 시장이 폭락할 대로 폭락하여 '재테크'가 '투기'로 정의되고 있는 실정이다. 주식과 부동산 가격이 반 토막 난 데다 연평균 경제성장률이 1%내외에 금리는 1%도 안 되는 상황인 만큼,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자는 생각지도 못하고 원금이라도 지키자며 돈을 은행에 넣고 있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도 투자로 돈을 번 사람이 있다. 1999년 일본 최초의 독립계 투자신탁회사 사와카미투자신탁을 설립한 뒤 특별한 영업이나 판매 활동도 없이 오로지 입소문으로 사람들의 자금을 모으고 있는 사와카미 펀드의 사와카미 아쓰토가 바로 그 장본인이다. 사람들이 사와카미 펀드에 돈을 불입하는 이유는 단 하나, 수익을 꾸준히 내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장기간 불황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사와카미 펀드는 처음 10년간 적자를 냈지만, 그래도 무너지지 않고 꾸준히 운용성과를 올렸다.

 160억엔으로 시작한 사와카미투자신탁의 자금 운용 규모는 14년만에 3100억엔으로 불어났고 54%의 수익률을 올렸다. 1%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던 일본의 경제 상황상 짧은 시간 안에 높은 수익을 내는 투자는 할 수도 없었던 데다가, 투자를 싫어하는 보수적인 국민 정서로 인해 투자금이 몰리지도 않는 상황에서 이뤄낸 엄청난 실적이다.

 꾸준히 수익을 내는 투자는 생업에 종사하면서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투자를 한다면 파종한 씨앗은 시간이 갈수록 점점 튼튼한 줄기를 뽑아내어 풍성한 열매를 맺을 것이다.


-'후천적 부자'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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